세계적인 스포츠 선수들은 대부분 정부 주도의 엘리트체육을 통해 양성된다. 누구나 좋아하지만 따라하기 힘든 고난도 기술은 아마추어나 생활체육에서는 탄생하기 어렵다. 엘리트체육은 확실한 성과를 내는 시스템이면서도 인기 종목에 비해 관심이 덜해 지원이 적은 비주류 스포츠까지 육성하는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다. 비인기 종목에서도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선수를 키워내는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아무리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어도 어린 시절부터 집중적인 훈련과 경험을 통해 성장치를 최대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올해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금메달 20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23개 모두 61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목표 달성에 성공한 대전시교육청이 어린 학생선수 발굴과 육성에 매진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대전교육청은 학생 훈련 전용시설 확충, 최신 훈련장비 도입 등 체육인프라 구축과 함께 재능 있는 학생 선수를 발굴해 상위학교로 연계 육성하고, 우수선수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교육사랑신문은 대한민국 '체육입국(體育立國)'의 신화를 이어갈 대전지역 엘리트선수들과 명문 학교팀을 찾아봤다. [편집자 주]
올해 2024파리올림픽에서 한국은 당초 금메달 5개 목표를 배 이상 초과 달성했다. 금 13개, 은 9개, 동 10개 등 32개의 메달을 따내며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동률인 역대 2위의 성적을 냈다. 종합순위 8위에 오르며 대한민국 엘리트 체육의 저력을 확인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마냥 달가운 성적은 아니다. '메달 쏠림' 현상 탓이다. 이른바 '총·칼·활' 3종목에 전체 메달의 절반이 몰렸다. 금메달 13개 중 10개가 양궁, 사격, 펜싱에 집중됐고, 태권도와 배드민턴 등 5종목에서만 금메달이 나왔다. 은·동메달까지 범위를 넓히면 메달 종목은 11개 정도다.
반면 사이클, 레슬링, 역도 등 전통적인 강세 종목의 부진이 뚜렷했고, 스포츠 선진국의 척도인 육상, 수영, 체조 등 기초종목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구기 종목의 부진도 해결 과제다. 한국은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인기 스포츠 종목에서 올림픽 출전권도 확보하지 못했다.
이웃나라 일본은 사정이 달랐다. 16개 종목에서 메달리스트를 배출하며 미국과 중국에 이어 종합 3위의 성과를 올렸다. 구기 종목과 육상 종목의 활약도 주목됐다. 올림픽 남자농구 출전팀 가운데 유일한 아시아팀이었고, 남자배구는 8강에 오르며 세계 강호와 어깨를 겨뤘다. 육상 트랙 종목에서 일본이 결승 무대에 등장하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장면이 아니다.
일본의 괄목상대는 지난 2015년 설치한 ‘스포츠청’에서 출발한다. 일본은 지난 2020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적극적인 엘리트 체육 육성정책을 펼쳤다.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종목별 협회가 책임지던 시스템을 국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했고, 경기력 향상을 위해 연간 100억엔을 투입했다.
결국 엘리트스포츠의 질적 향상은 국가 주도의 강력한 시스템과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실질적인 해답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심각한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학생선수 발굴부터 힘에 겨운 비수도권 지방에서 대전광역시교육청이 거둔 학교체육과 엘리트 학생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은 한국 학교엘리트체육이 나아갈 방향을 시사한다.
올해 열린 전국 최대 규모 체육축전 가운데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한 대전교육청 초등학교·중학교 선수단은 전국 17개 시·도 선수단 가운데 9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비공식 순위이지만 역대 최초로 한자리수 진입에 성공한 쾌거다.
대전교육청 선수단은 지난 5월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전라남도 일원에서 개최된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 34개 종목, 선수 778명, 임원 430명 등 총 1208명이 참가해 금메달 20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23개, 총 61개의 메달을 따내며 2년 연속 20개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특히 탁구(남중부), 양궁(여중부), 핸드볼(남초부)에서 종목별 최우수선수를 배출했고, 대전용운초등학교 에어로빅 최우석 학생과 대전체육중학교 유도 엄정현, 오정중학교 태권도 박소영 학생은 지난해에 이어 대회2연패를 달성했다.
또 양궁 종목의 대전대청중학교 김민정 선수는 뛰어난 기량과 집중력을 발휘해 개인전 60m, 40m, 30m에서 대회 3관왕 및 최우수선수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단일팀으로 구성된 단체 구기종목에서도 대전복수초등학교 남자 핸드볼부는 5학년 학생들이 주축 선수로 뛰면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으로 2연패를 달성했다.
"우리 대전 초등학교·중학교 학생선수들이 역대급 성적을 달성한 것은 각 학교 지도교사와 코치진, 대전교육청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했기에 가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대전교육청은 학교체육이 더욱 빛나고 발전하도록 스포츠클럽활동과 엘리트스포츠를 연계해 학생 개개인이 특기 적성을 발현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선수와 코치, 학교는 물론 지역사회와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스포츠 분야에 재능 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중‧장기 계획을 통해 효율적인 지원 시스템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김병수 대전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 장학관) ”
실제로 대전교육청은 체육특성화학교인 대전체육중학교와 대전체육고등학교, 지역 학교 단위와 연계해 비인기 종목의 우수 선수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힘을 쏟았다. 대전용운초등학교의 에어로빅부나 도마중학교의 사격부, 내동초등학교의 소프트테니스, 대전동문초등학교와 동산중학교로 연계되는 남자 탁구부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대전교육청의 노력은 넓은 생활체육 저변을 통해 세계대회에서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는 일본의 엘리트 체육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
"(김희정 체육예술건강과장) 일본은 학교 내 부 활동(부카츠·部活)을 통해 비인기종목이라도 체험하고 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극 장려하고 있습니다. 선수로서 성공하지 못한다 해도 다양한 종목이 학교체육 저변에서 넓게 분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결국 대한민국 엘리트 체육이 고민해야 할 지점이면서 이미 대전교육청이 해내고 있는 선진적인 학생 엘리트 체육 육성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전교육청이 대한민국 학교체육의 미래 비전이 되고 있는 것은 올해 경남 일원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거둔 성과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대전교육청 고등학교 선수단은 36개 종목에 477명이 참가해 금메달 15개, 은메달 19개, 동메달 27개등 총 61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종합점수 1만 2167점을 획득해 종합순위 11위에 올랐고, 목표 종합점수를 2060점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주목할 점은 대전 고등부 선수단이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을 따냈다는 점이다.
대전 고등부 학생선수들은 양궁, 수영, 볼링, 카누, 역도, 육상, 사격, 골프, 펜싱, 레슬링 등 기록경기와 체급경기, 단체경기를 가리지 않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지만 핀수영, 에어로빅힙합, 자전거, 탁구, 하키, 럭비, 태권도, 복싱, 씨름, 우슈 등 20개 종목에서 메달을 따냈다.
역도 종목에서 대전체고 3학년 서성환 선수가 남고 역도 61kg에 출전해 인상 대회신기록과 함께 용상 및 합계에서 3관왕에 오르며 역도 선수출신인 부친 대전송강중 서기택 지도자의 재능을 물려받아 장차 우리나라 역도를 이끌어 갈 차세대 에이스로 눈도장을 찍었다.
수영 종목에서는 대전체육고 1학년 김채윤 학생은 작년 소년체전에서 접영 200m 은메달 획득한 후, 올해 자유형 선수로 전향한 첫 대회에서 대회신기록 세우며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자유형 400m와 800m에서 2관왕에 오르며 한국 수영의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노은고 볼링부는 단일팀으로 참가해 개인전 금메달을 포함한 총 6개의 메달을 획득했고, 육상 10종경기에 출전한 대전체육고 김승찬 학생은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대전교육청 고등부 선수단의 저력은 ‘단체종목’에서 더욱 빛났다.
펜싱에서 대전송촌고가 올림픽 영웅 오상욱 선수 재학시절 남녀 동반 우승을 이끈 후 10년 만에 사브르 남녀 단체전에서 동반 우승을 자치해 펜싱 명문고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또 대전생활과학고는 남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충남기계공업고가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내 대전 펜싱의 저력을 확인했다.
대전고부설 방송통신고 골프팀이 개인 금메달과 단체 은메달을 획득해 대전교육청 고등부 선수들의 목표 달성에 큰 기여를 했고, 명석고 럭비부와 대전국제통상고 여자 하키부도 투혼을 발휘하며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탁구 단체전에 출전한 대전동산고와 호수돈여고가 각각 결승에서 남녀 동반 준우승을 차지했고, 그 외에도 카누, 양궁, 사격, 레슬링, 복싱, 에어로빅 등 여러 종목에서 금메달을 비롯한 다수의 메달을 획득하면서 대전교육청의 위상을 높였다.



대전교육청의 학생 엘리트체육 육성 정책의 최종 목표는 학생들이 하고 싶은 운동부! 부모님들이 보내고 싶은 운동부!’를 완성하는 것이다.
"(김희정 과장) 대전교육청은 학생 선수들이 스포츠활동을 통해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운동에 재능있는 학생들이 엘리트 체육으로 연결될 수 있는 우수한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겠습니다."
세계 스포츠 무대에서 활약하는 국가대표를 발굴해 육성하는 대전교육청이 대한민국 최고의 학교체육의 요람이 되고 있다.
▷"이 기사는 대전광역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기사입니다."